그도 그럴것이, 카츠키는 실제로 걸레기질이 있는 것이 맞았다. 상대가 누구든 쉽게 교미하니까. 그런 빌어먹을 짓을 하는데에 재능이있었다. 돈을 요구하는 대신 관심을 원한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사실 이게 다 어릴적에 사랑을 못 받고 컷기 때문이라고 그는 생각한다.카츠키는 떼를 썼다. 키리시마는 다정하고 착한 친구다. 좀 멍청하긴 하지만. 그래서 절망에...
나는 걸음걸이만 보고도 그라는 것을 알아챌 수가 있었다. 이렇게 우연히 길에서 만나게 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소리 내 부를까 고민하는 사이 카츠키는 골목 안쪽으로 사라져 버렸고 나는 서둘러 그 뒤를 쫓아갔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가면서 뒤늦게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긴장한 채로 조심스레 걸었다.카츠키는 오랜 ...
그는 한동안 애정을 쏟아부었던 화분 몇 개를 죽은 동물 치우듯 비닐봉지에 담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나름 정이 들었던 잎사귀들이 툭툭 떨어져 나갔다. 아직 완전히 죽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그것들을 모두 살릴 여력은 없었다. 썩은 악취를 풍기는 죽은 화분들을 싸맨 봉지를 달랑거리며 밖을 나갔다. 이젠 다들 빠져나가고 몇 남지 않은 건물의 주인남자가 지나가며 힐...
당연히 그는 단 한 개의 목걸이도 팔지 못했고, 마주치는 집마다 제대로 되는 곳이 없었다. 점점 기가 죽어가는 탓에 이곳이 전부터 그가 잘 알던, 내 고향이라면 어땠을까 바라기에 이르렀다. 선소 회사에 다니는 동생과 어머니를 다 알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우정을 위해 목걸이를 사주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번엔 읍내를 벗어나 시골로 가봐도 괜찮을 듯싶었다. 읍...
아이자와 바쿠고가 입원한지 한 달이 지났고 나는 어지간히도 엉망이 되었다. 퀭한 얼굴과 뻗친 곱슬머리, 거울 속 내 모습을 찬찬히 살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과 달라진 것 없이 꽤 그럴듯한 행색을 한 남자가 서있을 뿐이다. 모든 게 하나씩 망쳐지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멀쩡해 보였다. 불행 중 다행이군, 혼잣말을 중얼거렸더니 뒤에서 카츠키가 다가와 등에 손을...
감옥에 있는 데쿠를 면회 온 이레이져 헤드. 데쿠는 바쿠고와 모종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사건을 일으키고 바쿠고를 공격했다. 학교 측에서는 바쿠고를 주의 하여 보호하라 지정했고, 그 담당은 담임인 아이자와 쇼타의 몫이 되었다. 바쿠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신을 공격한 이유에 대해서 짐작 가는 ...
미도리야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자기 발로 지뢰를 밟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그 어떤 사태도 감당해 내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어제저녁 벌어진 사소한 부부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문제는 전부 카츠키에게 달려있었다. 카츠키가 얼마나 화가 났느냐, 그 화가 어느 정도 풀렸느냐에 따라 오늘의 잠자리도 결정될 것이다. 미도리야는 거실 바닥을 내려다보며 들리지 않게 ...
쇼토. 낮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렸다. 불이 꺼진 집안은 커튼까지 쳐져있어 더욱 어두웠다. 비에 젖은 채 현관에 서 있던 나는 의외의 상황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의 등장 때문이었다. 바쿠고는 방안에 있는 건가. 잔뜩 물을 먹어 무거워진 신발을 벗었다. 양말까지 같이 벗겨진다. 거실로 발을 들이고 안쪽의 방으로 다가갔다. 방문 앞에 ...
그만해, 외침은 절박했다.하지만 다비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지 계속해서 물속으로 들어간다. 소란스러운 건 그 하나로 다른 이들은 모두 무덤덤했다. 사지가 없는 치사키는 아무리 저항을 하려 해도 움직여지는 부위가 없었다. 그저 안에 처박을 때 항문에 힘이 들어가며 받아먹기를 거부하는 것이 다 일 뿐인 몸뚱이였다.물이 다비의 허리까지 올라왔을 때, 치사키...
마른 나뭇가지, 땅에 떨어지는 잎사귀, 갈라진 줄기, 영락해가는 시간들. 그 끄트머리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만보다 져가는 나는 아무런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너보다 작고 약한 나는 마음 하나 뜻대로 되질 않아 그저 눈꺼풀을 덮을 뿐이다. 슬픈 아이는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뒤로, 뒤로. 걸어온 길을 뒤로 되감아 처음이 시작되기 전으로 갈 수만 있다면. ...
"안녕하세요.""네? 아, 아..네."당황을 숨길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데 여기에 넘버원 히어로를 끼얹나?한 통의 신고전화로 달려온 현장에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밤을 비추는 가로등 빛이 그의 얼굴 위로 드리워져 위협적으로 느껴졌다.소파에 엎어져 관심 없이 보던 공포영화 속에 떨어진 것만 같았다. 지금 눈 앞에 ...
"예? 신고요?"젊은 경관의 표정은 한쪽 눈썹을 추켜올린 채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숱이 듬성듬성한 눈썹을 매만지더니 눈 앞의 사람을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았다."그렇다니까, 어젯밤에 장난 아니었어. 그게 기사가 안 나가서 그런 거지..""에이, 그래도 그걸 어떻게 믿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히어로 폭살왕네 집에서 신고라니."맞은편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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